미국에서 한국 결혼식 준비하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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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다음 날, 드레스를 입어보러 갔습니다. 국내브랜드 드레스는 90만 원부터 시작하였고, 점점 수입브랜드로 갈수록 10만 원씩 비싸져서 120만 원짜리 드레스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메이크업하고 본식 사진까지 해서 총 160만 원 정도로 했던 것 같습니다. 한복도 입어보고 결정하고, 반지도 미리 맞추어놓았고,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지만 계속 필요한 준비물들이 나왔습니다. 또한, 본식 사진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스냅촬영해 주는 사람들도 '숨고'를 통해 따로 고용했습니다(60만 원). 청첩장에 들어갈 사진조차 하나 없던 저에게, AI 포토샵으로 옛날 사진들을 탈바꿈해 주며(캘리포니아 날씨를 사진에 기가 막히게 입혀 주셨습니다) 신부대기실에 올려둘 액자 제작을 하루종일 도와준 우리 교회 가족들,,, 정말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ㅜㅜ 정말 2주 동안 결혼식 준비를 다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한편으로는 미국 피로연도 준비해야 했습니다. 인원수가 120명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장소를 더 큰 곳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장소는 샌디에이고에서 유명한 Brewery인 Stone IPA. 장소가 정말 예쁜 야외가든이 있는 곳입니다. 틈틈이 stone IPA의 이벤트 매니저와 이메일을 계속 주고받으면서 인원을 계속 수정하고, 필요한 사항들 점검하는 등 예약을 진행시켜 갔습니다. 피로연을 위해 한국에서 준비해야 하는 것들은 답례품과 raffle을 위한 선물들이었습니다. 저희 엄마의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답례품으로 수건을 준비해 가기로 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송월타월에 가서 150장 정도의 수건을 맞췄습니다. 수건의 퀄리티도 좋았고, 선물종이박스도 굉장히 예뻤습니다. 미국에 가져가기 위해 포장을 하지 않고, 수건과 선물박스를 따로 진공으로 압축해서 캐리어에 들고 와야 했습니다,,, 정말 지금 다시 생각해도 대단한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130장의 수건의 무게는 어마어마했거든요,,,

결혼식 답례품
결혼식 답례품

또 틈틈이 raffle을 위한 선물도 하나씩 샀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선물이 가장 좋을 것 같아서 최대한 살 수 있을 만큼 부피가 크지 않은 선물들로 샀습니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때 굉장히 많아진 짐으로 정말 힘들었지만, 막상 다 들고 와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너무 뿌듯했었던 경험입니다. 후회는 없지만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습니다,,,ㅜㅜ

 

결혼식 당일날, 예식장 안에 있는 샵에서 메이크업을 받았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다른 샵을 들리지 않고, 예식장으로 바로 갈 수 있어서 굉장히 편했습니다. 같은 날에 결혼하는 모든 신랑신부를 볼 수 있는 것도 재밌었던 경험이었습니다. 촌스럽게 해주지 않을까 굉장히 걱정했었는데, 정말 예쁜 메이크업과 헤어를 받아서 정말 기뻤습니다! 평생 매일 이 메이크업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성공적으로 결혼식을 끝내고 나니, 너무너무 속이 후련했습니다. 진짜 예전에는 결혼식을 할 생각이 없었는데, 하고 나니까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가족, 친구들도 다 볼 수 있었고 결혼식을 통해서 남편을 모두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던지. 결혼식을 안 했으면 후회할 뻔했네요. 축가도 대성공적이었고, 모든 것이 최고의 순간이었던 결혼식이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 결혼식 준비 정말 쉽지 않습니다. 특히 부모님과 지인의 도움이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양가 부모님께서 직접 예식장에 가서 예약을 했고, 어머니들께서 직접 한복도 맞추셔야했습니다. 반지도 이미 엄마가 사이즈를 알고 있었던 터라 디자인만 골랐었습니다. 버스 대절도 해야 하고, 간식도 준비해야 하고, 정말 내 결혼식이었지만 부모님들께서 수고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둘이 알콩달콩 오래도록 잘 사는 게 갚는 거라며,,, 괜스레 눈물이 살짝 납니다.

 

결혼식 준비는 빨리하면 할수록 좋은건 맞지만, 꼭 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요새 워낙 어느 장소이던 다 예쁘고, 스튜디오나 메이크업 등 웬만하면 거의 다 똑같더라고요. 메이크업을 해주셨던 원장님이 요즘 들어 나같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잠깐 들어와서 결혼식만 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아마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웨딩 플래너도 찾아보면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플래너는 반드시 필수사항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걱정 때문에 결혼식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꽤 볼 수 있는데, 저는 꼭 결혼식은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한국 결혼식이 미국 결혼식보다 훨씬 편한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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